일하지 않는 사람에게 왜 돈을 주나요?
사람은 누구나 일을 합니다. 단지 고용되어 임금노동을 하는가 아닌가, 또는 그 사람의 일의 결과물이 사회에서 현금으로 교환될 수 있는 '노동'인가 아닌가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기본소득은 각종 재생산 영역에서 수행되어서 시장에서는 그 가치를 측정할 수 없는 여러 일, 그림자 노동에 대한 보상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여성이 떠맡는 돌봄노동이 대표적입니다.
급속한 기술 혁신 등의 이유로 비자발적 실업자가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시대입니다. 게다가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과연 그들에게 돈을 주지 말아야 할까요? 현대 사회에서 돈은 생존권과 직결됩니다. 일신상의 이유로 임금노동을 할 수 없거나, 혹은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개인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것은 바람직한 사회가 아닙니다. 사회가 보유한 재화와 용역은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서 나온 것이므로, 그에 대한 대가 역시 사회로부터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제공되어야 합니다.
기본소득을 지급하면 사람들이 일을 안 하게 되지 않을까요?
기본소득은 사치스러운 삶을 가능케 하는 거액의 소득이 아니라 '기본적인' 소득입니다. 기본소득이 지급되면 기본적인 생활은 보장되겠지만, 다양한 욕구를 모두 충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인간에게는 무한한 욕구가 있으며, 문명이 발달할수록 욕구는 항상 더 늘어났습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더 돈을 벌고 싶어할 것이고, 따라서 기본소득이 지급된다고 임금 노동이 사라지지는 않으리라는 것이 합리적인 예측입니다.
물론 기본소득이 도입되면 소수의 자발적 실업자들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기본소득의 부작용이 아니라 오히려 좋은 효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노동 여부와 관계없이 생활이 보장된다면 비참하고 비윤리적이거나 적절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열악한 임금노동은 노동자들로부터 외면받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임금 수준과 노동 인권 수준을 향상시키고, 결과적으로 보편적인 노동환경 개선을 불러올 것입니다.
안 그래도 경제가 어려운데, 기본소득을 도입하면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요?
기본소득은 경제 성장을 촉진합니다.
과거에는 철도 부설, 댐 건설과 같은 대규모 사업으로 경기 부양을 꾀했습니다. 사업을 추진하면서 관련 업종의 기업들이 정부의 막대한 투자금을 받게 되고, 기업이 돈을 받으면 고용이 늘어나 서민층에게도 돈이 들어온다는 트리클 다운 (trickle down, 적하) 효과를 기대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방식은 거액의 자금이 정부와 기업 사이에 자주 오가게 하므로, 로비를 해서라도 사업을 따내려는 기업과 정부 사이에 비리와 부패를 낳기 쉬웠습니다. 더욱이 기술의 발전으로, 생산을 늘리는 데에 고용을 늘릴 필요가 별로 없게 되자 트리클 다운 효과도 더는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또한, 실업자와 노동빈곤층이 늘어난 오늘날에는 정부가 아무리 기업을 키우려 해도 기업이 돈을 벌기가 쉽지 않습니다. 기업이 만든 물건을 사람들이 구매해 주어야 물건을 팔고 돈을 벌 수 있는데, 실업자와 노동빈곤층은 기업이 만든 물건을 살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기본소득은 이처럼 과거의 경제 성장 방식이 모두 한계에 부딪친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강력한 대안 경제 모형입니다. 기본소득이 지급되면 그동안 최소한의 소비만으로로 연명해 왔던 빈곤층과 서민에게 쓸 돈이 생기고, 이들이 소비자가 되어 돈을 쓰면서 기업의 매출이 늘어나며, 생산이 늘면서 경제 선순환이 이루어져 경제 성장이 가속됩니다.
복지와 경제는 반비례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본소득과 같은 보편적 복지는 오히려 경제 성장을 촉진합니다. 더구나 기본소득은 가장 보편적인 소득 재분배 방식입니다. 분배를 거부하는 성장은 지표상의 숫자를 통해 선진국의 국민이라는 허영심을 안겨주는 것 외에는, 개인과 경제공동체에 아무것도 남겨주지 않습니다.
기본소득의 재원은 어디서 나오나요?
기본소득의 초기 주요재원은 소득세ㆍ법인세 등의 인상을 포함한 부자 증세와 불로소득과 투기소득에 대한 중과세입니다. 이를 통해 투기 불로소득을 철폐하고, 노동을 통한 소득을 권장합니다.
기본소득 도입보다 기존의 복지제도와 사회서비스형 복지를 강화하는 것이 낫지 않은가요?
기본소득은 사회서비스형 복지를 대체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기본소득 지지자들은 기본소득의 도입과 함께 사회서비스의 강화를 주장합니다. 물론 기본소득 도입 때문에 사회서비스의 재원이 모자라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지만, 그것은 부자들의 세금 부담을 덜기 위해 기본소득을 도입하는 대신 복지제도를 양보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으로만 가능한 발상입니다.
보편적 복지는 하나를 위해 다른 하나를 희생할 수 없는 복지입니다. 사회당의 기본소득 운동은 기존에 주장해왔던 무상교육(무상급식 포함), 무상의료, 무상보육, 주거공공성, 노후보장 등의 기본복지와 함께 합니다.
기본소득이 도입되면 최저임금제가 폐지되고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등 노동조건이 악화하지 않을까요?
한국의 기본소득 지지자들은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철폐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본소득과 노동조건은 교환대상이 될 수 없으며, 서로 모순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기본소득이 도입되면 노동자 개인의 교섭력이 강화되어,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존재하던 사람들도 적극적으로 권리 주장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물론 자본가들은 최저임금제의 폐지와 비정규직 양산을 원할 것입니다만, 기본소득이 도입되건 안 되건 그 요구는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기본소득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들지 않나요?
기본소득은 오히려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많은 사람에게 복지를 제공하는 방법입니다. 현금형 복지제도를 통합하고 모든 사람에게 일정한 현금을 제공하므로, 심사와 관리에 대한 비용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재원의 100%가 수급자에게 제공되기에 세상에서 가장 싸게 먹히는 복지입니다.
기본소득이 지급되면 인플레이션이 일어나지 않을까요?
기본소득은 인플레이션과 연동하여 인상되므로, 인플레이션이 기본소득 수급자에게 끼치는 영향은 크지 않습니다. 또한, 사회경제적으로도 묶여 있던 돈이 순환되면서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은 일어나지만, 화폐발행 자체가 증가하는 것이 아니므로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닙니다. 또한, 수요의 증가 원인은 대부분 공급량을 쉽게 늘릴 수 있는 저소득층의 생필품 수요이기 때문에, 오히려 공급 증가로 일자리도 늘어나고 긍정적 경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증세를 한꺼번에 너무 많이 하면 부자들의 저항이 심하지 않을까요?
서민에게 유리한 어떠한 정책을 도입하건, 부자들의 저항은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모든 복지정책은 부자 증세 없이 이루어질 수 없으므로, 부유층의 반발을 필연적으로 불러옵니다. 한국의 부자 조세와 복지는 OECD 최하위권으로, 기본소득뿐만 아니라 어떤 복지 정책이라도 부자들의 저항을 감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본소득은 개별 노동자의 교섭력을 강화하고, 국민을 생활고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힘이 됩니다. 부자 증세를 통한, 후한 수준의 기본소득은 부자들의 조세 저항에 맞설 힘을 모든 국민에게 부여할 것입니다.
기본소득은 주로 어떤 사람들이 주장하나요?
외국에서는 주로 좌파 지식인, 정치인들의 주도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BIEN: Basic Income Earth Network)에 가입한 나라는 현재 16개국입니다.
한국에서는 다수의 진보적 학자와 사회운동가들이 기본소득을 적극 지지하고 있으며, 사회당에서는 기본소득위원회를 설치하고 기본소득 신문을 펴내며 기본소득의 장점을 알려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기본소득네트워크’가 있습니다.